아침 출근시간, 한 남자가 지하철 화장실로 급하게 쫓아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들리는 민망한 소리와 함께 히유~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과민성 대장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법한 일이다
과민성방광 증후군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기 전에는 꼭 화장실을 들려야 하고, 장시간 여행은 생각할 수도 없다.
이런 과민성 대장 증후군,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어떤 사람에게 잘 나타날까, 물론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이다. 체질적으로 스트레스에 가장 예민한 것은 소음인이다. 소음인은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잘 가진다. 예민한 소음인이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심해지면 기운이 흐트러지게 되고, 자궁 방광쪽으로 기운이 많이 울체되면서 과민성 방광 증후군, 잦은 방광염 등이 생겨나게 된다. 소음인의 이런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은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조급증의 범주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아무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 지지는 않는가.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힘들지는 않은가. 시간 여유가 많은 날임에도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던가, 기분 나쁜 일이 없음에도 운전대를 잡고 어떤 양보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거나, 엘리베이터가 층층마다 설 때 괜스레 짜증이 피어오를 때가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내가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살펴보자. 작년말 온라인 구직사이트가 조사한 직장인 설문조사를 보면 1,042명 중 78.2%가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하였다.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14.4%나 된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가로채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기를 재촉하고, 마음은 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 있지 않은가!
이제 조급증은 비만의 문제처럼 문명이 만들어낸 대중정신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이미 타고난 속도 적응 능력을 넘어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내과 의사인 래리도시는 많은 현대인들이 ‘시간병(time-sickness)’을 앓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시간병이란 “시간이 달아나고 있다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그리고 계속 나아가려면 가속 페달을 더욱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강박적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심장 전문 심리학자 <다이안 울어>와 <레오너드 슈왈츠버드>는 이를 ”병적 조급증”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즉, 외부로부터 시간압박이 없을 때에도 서둘러야 한다는 강박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조급증이 있다고 산속에 들어가서 살겠는가. 시대를 거슬러 느림의 속도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남기고 가고 싶은 것이 우리 본연의 마음이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떨칠 수가 없다. 특히 일이 잘 되어지지 않을 때 그 불안감은 극도로 심해질 것이다. 그러나 걱정하고, 불안해 한다고 안되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갈 뿐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자신의 능력의 범주 안에서 계획을 세워서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갈 뿐이다. 시급한 일에만 쫓겨서 중요한 일을 놓쳐서도 안 되고 너무 방만해져서도 안 될 것이다.
불안한 마음, 조급한 마음, 자꾸만 앞으로 튀어나가는 그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산책이나 명상을 하는 것도 좋고, 정원가꾸기, 붓글씨 등의 취미 활동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마음관리, 생활 관리를 통해서도 가벼운 경우는 조절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는 치료되지 않는다면, 내 몸이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정상궤도로 올라갈 때까지 한방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